2015년 1월 18일 일요일

증오가 넘치는 세상

 요즘 "극혐"이란 말이 유행이다.
너무 오버스러운 지적일 수도 있지만 이런 단어의 형성만 봐도 한국 사회가 얼마나 자기 잣대에 어긋나는 사람을 그 상황에서 배제하려하고 서로간의 연결을 단절시키고 있는 지 알 수가 있다. 싫은 것에 대해 말하는 것도 분명 필요한 일이지만 좋은 가치들에 대해 나누기에도 아까운 시간들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장난에서 시작한 "누구누구 극혐!" 이런 식의 언행이 하나의 사고방식으로 구조화되면서 어떤 사람 혹은 어떤 사안에 대해 안 좋은 부분이 발견되면 '아, 저건 저러니까 극혐.. 버려야지'라는 식의 사고를 나도 모르게 하곤 하는 것 같다. 삶의 반경이 좁아질수록 세상을 대하는 태도도 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부딪히면 이기려는 생각보다 먼저 당신은 어떤 사람이고 왜 나와 다른지에 대해 알려는 사고방식이 필요한 것 같다.

 어제 어린이집 선생의 '어른'답지 못한 처사에 대해 뒤늦게 접하고 나서 폭력을 무기로 삼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또 한번 생각하게 됐고 자신보다 한참 작고 약한 존재를 그렇게밖에 대하지 못하는 비겁함에 대해 참을 수없이 부끄러웠다 내가 한 짓이 아님에도. 어른을 적, 혹은 복종해야 할 군주라고 여겼을 그 아이들이 딱하다. 정말 김치를 안 먹는 게... 그렇게 분했을까? 그래서 그렇게 저항도 못할 존재에게 그런 짓을 한 걸까? 분노해야 할 것에 정당하게 분노하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 정말로. 괜시리 김치한테까지 미안해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