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어느 한 사건에 의해 바뀌는 분절적인 상태의 변화가 아니라, 그저 계속되는 흐름의 연속일 뿐이다. 오직 죽음으로만, 사후세계가 있다면 그마저도 사후에 계속되는 것이 개개인의 시간이다. 그러니 어떤 incident 하나만으로 내 인생이 바뀌겠지, 이것만 하면 고통 끝이겠지 이런 것은 피지배계급을 쉽게 지배하기 위한 이데올로기의 산물일 뿐이었다고 생각한다.
COVID-19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자꾸 포스트코로나니 뭐니 이상한 말 만들어대면서 코로나만 '끝'나면 뭔가 할 수 있을 것이라느니 세상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느니 하는 소리는 애니메이션을 너무 많이봐서 괴물이 휩쓴 뒤에 다시 희망찬 bgm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캐릭터들이 오손도손 사는 세상을 자기들 머리 속에서 자의적으로 재생하는 짓일 뿐인 것이다.
요는, 지금 당장 문제가 있으면 가능한 부분까지 당장에 뭔가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가 검토해보고...이런 현실이 걷히고 나면 하겠습니다... 하는 것들은 그냥 지금은 내가 하기 싫고 언젠가 해결되길 바랄 뿐입니다. 시간이 해결해주겠죠... 결국 자기는 하기 싫다는 것의 다른 표현방식일 뿐이다.
모든 것에 핑계를 대기 시작하면 남들과 똑같아질 뿐이다. 어려운 현실이 있으면 그것에 대적하거나, 탓을 하는 것을 넘어서서, 어떻게 이에 대응할 수 있을지나 골똘히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