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고비에 처하지 않아도 삶의 소중함을 알고 약자를 배려하는 것의 의미를 아는 것이 그렇게 쉽다면 우리 사회가 어두운 일로 물들여질 일은 없겠지. 괴물 같은 자본주의는 우리를 실상에서 멀어지게 하고 대체품, 물질과의 관계에 한정 짓게 했고 사람에 대한 애정은 줄어들게 되었다. (사실상 이 영화의 주인공도 돈이 없었다면 조금의 숨을 쉬는 것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우리에겐 영혼이 정말 아름다운 "special one"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이 영화에 나오는 시한 부 인생의 암 환자들이나 곳곳의 장애인들, 가진 것 없는, 그러나 마음만은 누구보다 넉넉한 이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이가 꽃다운 나이 18, 19살 즈음에 죽어가는 것은 영화 속 대사에 나오는 것처럼 너무나 "unfair"한 일이다. 그렇지만 이 짧은 인생을 사고 떠나가는 영혼들을 신은 기억할 것이다. obliviation(망각)이 모든 이에게서 자신을 지워버릴 것이라고, 그것이 가장 두렵다고 한 주인공이었지만 그가 했던 모든 행적들은 분명 이 땅에 쓰일 것이다.
영화의 제목에 대해 영화 보는 내내 생각했다. fault......fault..... 우리 별에서 일어나는 잘못이 무엇일까? 그것은 영화를 보고 있는 나에게 있을 거라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너무나 소중한 삶의 조각을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내팽개치고 사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숨 쉬듯이(이런 경구조차 누군가에겐 불가능한 일이다.)하고 있는 많은 행위들이 어떤 이에겐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일일 수도 있다. 인생에 대해 이룰 것이 없다고 여기는 것은 또 얼마나 서글픈 일일까. 극 중의 소설가처럼 모질게 세상에 대해 말하는 것이 삶의 전부는 아닐찐대 말이다. 난 오늘 또 살아있음에 죄스러움을 느꼈다. 내가 지금 제대로 살고 있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다. 모두들 영혼의 맑음을 회복할 수 있길 빈다. 시한 부 인생을 사는 이들의 정열을 보고 내 인생을 잘 살아보겠다고 하는 의지가 생겼다고 하면 내 죽음이 가벼워 보이냐고 그 인물들이 화를 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만큼 마음이 넓고 쾌활한 사람들이니까 재밌게 봐주겠지.
영화 하나로 인해 닫힌 마음이 조금 열리고, 우울함이 어느 정도 가셨던 것 같다.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즐거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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